레거시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해외의 영화나 드라마 제목으로도 자주 쓰이기 때문에도 그러하고, 뉴스를 통해서도 종종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레거시입니다. 그럼 레거시의 뜻은 무엇일까요?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레거시 뜻
레거시라는 영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또는 유물'입니다. 여기에는 현재에도 남아있는 과거의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데요. 그래서 레거시가 꼭 사람에게 받은 옛날의 것에만 사용되는 단어가 아닙니다. 오늘날 더 자주 사용되는 레거시의 의미는 현재까지 남아 사용되고 있거나 현재의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체계를 가리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과거의 체계와 현재의 체계는 공존합니다. 서로 공존하는 가운데 과거의 것은 서서히 없애가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현재의 체계를 이어가면서 발전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대부분의 분야에서 이런 과정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레거시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분야 중에서도 레거시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바로 IT 분야입니다. 그럼, IT 분야에서의 레거시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IT 분야에서 레거시
IT 산업에서는 레거시 시스템이라는 용어가 존재합니다. 이는 하위 호환을 위해서 신규 프로그램 속에 남겨두는 기존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를 가리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소스 코드보다 더 좋은 코드를 개발했다면, 당연히 새로운 소스 코드를 사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코드를 사용하기 위해서 기존의 코드를 지워버린다면,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버전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아예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생겨버립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소스 코드를 도입시키면서도 기존의 소스 코드도 계속 유지시킴으로 하위 버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도 불편함 없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바로 레거시 시스템입니다.
물론, 어떤 특정 프로그램이 100% 온라인 연동 프로그램이라면, 강제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모두가 새로운 소스 코드를 사용하게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환경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강제할 수 없는 프로그램들의 경우에는 레거시 시스템을 통해서 하위 소스 코드도 유지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레거시 시스템을 일부러 유지시키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디아블로'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2000년대 초반에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 게임 중 하나입니다.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디아블로는 당시에 이 게임을 안 해본 남자가 없을 정도로, 그 시대 젊은 남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입니다. 지금도 디아블로를 더 나은 그래픽과 화질로 즐길 수 있는데요. 그런데 디아블로를 만든 블리자드 회사에서는 일명 '레거시 모드'를 만들어서, 예전의 버전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현재에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 많은 경우에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다시금 느껴보고 싶어서 다시 디아블로를 찾곤 하는데요. 어린 시절 봤던 것과는 다른 화려한 그래픽이나 모션들을 보면, 그들에게는 그것이 오히려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거시 모드를 통해서 예전 버전으로 게임을 즐기면, 어린 시절의 향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예전 버전으로 게임을 즐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유로 '레거시 모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레거시 시스템도 무분별하게 이용하면 여러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과거의 소스 코드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그 코드의 단점도 그대로 가지고 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현대의 발전한 해킹 기술을 가지고 과거의 코드를 파고들어 해킹을 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또한, 과거의 코드를 계속 유지하면서 새로운 코드를 넣게 되면 코드가 복잡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과거의 코드와 새로운 코드가 충돌을 일으키면서, 예상치 못한 2차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레거시 시스템은 적당하게 사용하면서 계속 새로운 코드들을 개발하고, 과거의 코드들을 서서히 지워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어떤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코드를 개발하는 것을 멈추고, 기존의 코드 그대로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기존 사용자들은 편리하게 사용을 계속 이어나가지만, 발전이 없는 프로그램에 새로운 이용자가 계속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런 프로그램들은 기존 사용자들의 사용이 줄어들게 되면, 프로그램 자체가 점점 잊히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따라서 레거시 시스템은 적절하게 이용해야 합니다. 새로운 코드를 계속 접목시키면서도 기존 사용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또 기간을 주면서 오래된 코드는 서서히 없애는 방식을 통해서, 기존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켜 나감으로 새로운 이용자들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이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코드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지만, 기존의 코드를 지우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자칫 잘못하면 정말 필요한 코드까지 지워버릴 수 있고, 중요한 데이터를 모두 날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합니다.
미디어 분야에서 레거시
일명 레거시 미디어라고 불리는 미디어는 과거에 출시되었거나 개발되었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사용되는 전통 미디어를 가리킵니다. 라디오, TV, 신문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와 반대되는 미디어로는 스트리밍 서비스, SNS 등이 있는데요. 이와 같은 모든 디지털 미디어가 새로운 미디어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와 새로운 미디어를 구분 짓는 이유는, 서로 다른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성향에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인데요. 당연히 레거시 미디어는 기성세대들이 익숙하게 사용할 것이고, 새로운 미디어들은 젊은 세대가 주로 사용할 것입니다.
따라서 레거시 미디어들은 기존 사용자들을 위한 미디어를 계속 생산해나가면서, 새로운 사용자들을 위한 발전에도 노력을 기울이려고 할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들은 새로운 사용자들을 공략하는 방식을 통해서 발전을 이어나가려고 할 것입니다.
또한, 그런 미디어를 사용해서 광고나 선전을 하려는 사람들도 이런 분류에 따른 특성을 잘 이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선거철이 되어 자신을 소개하고 유세를 하려는 사람들은 각각의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특성에 맞게 유세를 하려고 하는데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서는 진지하게 자신의 정책과 포부를 밝히는 모습들을 보이면서, 디지털 미디어에서는 짧고 굵고 명확하면서도 자극적인 것이 통하는 이용자들에게 그에 맞는 방식으로 홍보 전략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레거시의 뜻과 IT 분야에서의 레거시 그리고 미디어 분야에서의 레거시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과거의 체계도 기존 사용자에게는 중요하고 새로운 체계 역시 발전을 위해서 중요합니다. 적절한 레거시 시스템을 통해서 전통을 계승해 나가면서도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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